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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IS] "초콜릿 보다 달콤한 故 영훈씨 노래"..이문세, 특별한 밸런타인데이
가수 이문세가 특별한 밸런타인데이를 보냈다. 이문세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작곡가 故 이영훈의 11주기를 기념하는 공연을 열었다. 이문세는 14일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이영훈을 위한 '열한 번째 밸런타인데이, 친구 이영훈'을 개최했다. 2008년 2월 14일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이영훈을 위해 이문세가 자비를 들여 준비한 공연이다. 공연 티켓과 포스터에 들어가는 문구도 이문세가 직접 친필로 썼다.160명 관객과 함께한 소극장 무료 공연이었다. 올림픽 체조경기장 공연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음악과 무대로 전하는 울림과 감동은 그 어떤 공연 보다 크고 강렬했다. 이영훈을 향한 감사함, 그리움의 마음도 가득 담아냈다."작년에 10주기 때(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을 한 번 크게 해서 이번엔 집에서 물 떠다 놓고 저 혼자만 영훈씨를 기억하는 시간을 조용히 가지려고 했다가 오늘 같은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매년 밸런타인데이만 되면 전 초콜릿 보다 더 달콤한 영훈씨의 노래를 부릅니다. 먼저 세상을 떠났지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분이죠."이번 공연에선 이문세는 '붉은 노을' 등 단독 공연에서 셋 리스트에 '필수'로 들어가는 히트곡을 많이 덜어냈다. '서로가' '해바라기' '애수' '기억이란 사랑보다' 등 이영훈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노래 위주로 셋 리스트를 채웠다. 또 그동안 무대에서 보여주지 않았지만 이영훈과 특별한 사연이 있는 노래로 무대를 꾸며 의미를 더했다. 노래 제목과 반주 만으로 객석에서 "아…."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온 '사랑은 한줄기 햇살처럼' 첫 무대는 더욱 특별했다. 이문세가 공연에서 '사랑은 한줄기 햇살처럼' 무대를 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사실 이 노래는 가수 이광조씨가 먼저 앨범에 실은 노래죠. 영훈씨랑 5집을 준비하는데 '이 노래 안 들어봤죠?'라며 영훈씨가 피아노에 앉아서 들려준 노래예요. 왜 이 노래가 히트하지 않았는지 지금도 모르겠어요. 저랑 영훈씨는 너무 좋아한 노래거든요. 매번 공연할 때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셋 리스트에서 빠졌는데 그래서 이번에 아예 첫 번째 노래로 적어줬어요. 한 번도 무대에서 부른 적이 없는데 오늘 불러서 속이 다 후련하네요."이문세는 생전 이영훈과의 인연도 언급했다. 그의 음악에 있어서 故 이종환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존재. 이영훈은 오늘날 이문세에게 수 많은 히트곡을 선물한 주인공이기도 하다."1,2집까지 내고 '별밤' DJ를 하면서 어느 정도 얼굴이 알려졌던 때 3집을 준비하면서 고민이 많았어요. 좋은 음악을 찾고 있었는데 그때 이영훈씨를 만났죠. 3집' 난 아직 모르잖아요'부터 영훈씨와의 인연이 시작됐죠. 영훈씨가 고등학교 때 만든 노래를 들려주는데 정말 대단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영훈씨는 참 따뜻한 사람이었어요. 그 따뜻함이 노래에 남아있죠. 그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저는 정말 행복한 가수입니다."이날의 마지막 무대는 '옛사랑'이었다."이 노래를 안 부르고 공연을 마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앙코르 무대로 준비한 걸 미리 불러드리는 겁니다. 그러니깐 오늘 앙코르 무대는 더 없어요. 대신 관객분들이 나가실 때 제가 출입구에 서서 인사를 할게요. 그리고 영훈씨에게 이 말을 하고 싶네요. 부디 잘 계세요. 언젠가는 우리가 꼭 다시 만날테니깐. 미리 터를 잘 닦아두고 계세요.(웃음)"지난해 10월 16집을 내고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말 공연까지 한 이문세는 이날 공연을 끝으로 올해 안식년을 갖는다."올해는 활동 안하고 쉬면서 여행을 다닐 거예요. 최근 한 달간 산악회 회원들과 뉴질랜드와 호주로 야영을 다녀왔어요. 올해는 아들이 5월에 미국에서 대학원 졸업을 해요. 그 때 미국에 가서 또 여행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여행을 할 때 행복을 많이 느껴요. 가고 싶은 곳도 갈 곳도 너무 많아요. 올해는 여행 다니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려고요."김연지 기자 kim.yeonji@jtbc.co.kr
2019.02.15 18:05